창작 마당 - 단편 게시판
지금 여기는 미로로 되어있는 갇힌 방이다.
아마도 날 미행하는 놈들의 짓일것이다. 난 이 바닥에서 꽤 유명한 스파이다.
난 J의 배신으로 붙잡혔을 것이다. 빌어먹을 자식, 그깟 돈으로 날 팔다니. 하지만 여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뿐.
그나마 벽이라는 것을 몸에 기대어 촉감으로 미로라는 것을 깨닫게 됬다. 멍청한 자식들. 날 멍청한 쥐로 여기다니.
킁킁. 아무리 냄새를 맡아봐도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그저 내 자신에게 모든걸 맡겨야 하는 촉박한 상황.
시간이 흘러간다. 내가 음식을 섭취 했던 때가 언제지? 도저히 느껴지지 않는다.아마 J가 내 뒤통수를 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뿐.이 때 마침 천장 쪽으로 목소리가 들린다.
"안녕하세요. 존? 좋은 하루입니다."
하하. 말도 안되는 상황이야. 이건 정말로.
"뭐라고! 좋은 하루?! 뭐야 이 미친 새끼야!"
"진정하시죠."
갑자기 바닥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한다.
차라리 이대로 지구가 지진이 나서 끝나버렸으면 좋겠다.
정말 어이가 없군.
"차라리 그냥 죽이는건 어때? 그게 차라리 너희에게 속 편하지 않겠어?"
존은 미친듯이 소리쳤다.
갑자기 어둠 속에서 영화관 처럼 큰 스크린이 내 앞에 다가왔다. 난 갑자기 정전이 된 듯 고요함이 느껴졌다.
"어? 저건? 메리? 메리!! 메리 여기야 나 좀 보라고"
놀랍게도 화면 속에 나타난건 메리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딸 라빈도 옆에 있었다.
정말 기가 차는군. 이제 나의 가족을 이용해서 나의 심리를 자극 하려는 속셈인가? 하지만 난 절대 속지 않을거다.
"존. 이제 다 끝났어요.우리 이제 우리의 가족으로 돌아가요. 선택은 한번뿐이에요. 선택은 한번뿐이라고요! 당신의 가족은
당신의 선택에 달렸어요. 제발 앞에있는걸 들어요! "
세상에.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있다니. 스크린으로 비치는 조명 아래 군용 콜트 권총이 앞에 놓여있다. 아주 세심하고 배려있게.
"이걸 들면 되? 당신 도대체 어딨는거야! 그리고 무슨 말을 하는거야!"
"전 정말 죽게 됬어요. 존. 라빈도 저도 갇혀있어요. 어떤 이상한 정장을 입은 아저씨들이 이 말을 전하래요. 안그러면 우리를 죽일거래요."
그녀의 소리치는 목소리에 나는 전율을 느겼다.
"존.이제 당신의 삶으로 돌아 갈때가 되었어. 그때 생각나지 않아? 그땐 참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밤이였지. 당신은 그걸 부셨고."
메리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는 듯이 말했다.-정말 아름다운 목소리로-
"흐흑..제발..제발 내 머리에 총 들이밀지마요. 존! 무엇이든 선택해요! 전 아무것도 몰라요!"
그리고 영화관처럼 큰 대형 스크린은 꺼졌다. 그리고 조명이 켜지면서 내 앞엔 권총과 메모 한장이 보였다.단숨에 메모를 읽었다
'크리스마스 밤. 우리의 가족을 인질로 삼았던 너의 첩보 활동은 잊지 않았겠지? 하지만 넌 아무도 살려주지 않았어.나의 가족.나의 혈육.나의 마지막 삶의 희망을 넌 송두리째 바꿔놨지. 우리의 가족을 주님의 곁으로 보내다니. 넌 참 아름다운 인간이야? 그치? 넌 그 때 분명 살려줄 수 있었어! 근데 빌어먹을. 넌 내 가족이 그 조그만한 콜트 권총을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덜컥 겁이나서 내 가족을 처참히도 죽였지. 난 그 때 분명 억울한 누명을 썼었어. 알긴 알아? 알긴 아냐고! 난 그딴 짓을 하지 않았어! 난 이제 가족도.국가도 잃었어. 남은 건 너뿐이야. 탈출할 기회를 주지. 여기서 탈출하지 못한다면
넌 영영 여기서 식량도. 물도 단 한모금도 마시지 못하고 죽겠지. 선택해. 저기 있는 권총으로 너의 머리를 쏴서 자살해.그러면 사랑하는 너의 가족들을 살려주지. 선택은 자유야. 한번 잘 해봐.하지만 자살을 하지 않는다면? 너의 가족은 그 자리에서 죽는거라네. 그대신 널 살려주지. ps. 선택은 자유라네. - J - '
"넌 정말 저주받은 새끼야! 저주받은 새끼라고! 난 그때 너를 위해서 그랬어! 내가 그러지 않았으면 넌 그 자리에서 총살이였다고 이자식아!"
정말 억울했다. 신이시여 이런 억울함이 있다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씨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하지만 일처리는 분명히 했단 말이야!
도저히..도저히.. 내 가족을 죽일 순 없어 분명히..부..분명히..그래..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이건 아무것도 없었던 일이야. 여기 주변에 있던 공기처럼 차분하고 그저 순리대로..
그저 성경에 나오는 대로.. 죽음은..이 씨발! ..그냥 권총을 들고..그..탕! 탕! 탕! 탕!.....총알들이 내가 아닌 어둠을 향해 날아갔다.
난 비열한 스파이야. 알아?
천장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구원의 목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