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정보

제목 :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彼女と 彼女の 猫, their standing points She and Her cats)
장르 : 단편 애니메이션(저패니메이션:japanimation)
감독, 제작, 작화, 대본 : 신카이 마코토(新海 誠)
제작 년도 : 1999년
기타 이력 : 제12회 DoGA CG 애니메이션 컨테스트 그랑프리 수상, 도쿄 판타스틱 영화제 2000년 초대작
플레이 타임 : 4분 49초
한글 자막 제작 : 인터넷 ID ‘neoFeel' 2002년

등장인물

 쵸비 : ‘나’로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 태어난 지 일 년이 안 되는 아기 고양이

 

 그녀 : ‘나-쵸비’를 주워온 젊은 여성 

 미미 : ‘나-쵸비’의 여자친구로 쵸비와 비슷한 나이의 아기 고양이

 누군가 : ‘그녀’에게 전화를 걸고 통화를 하는 누군가

줄거리 와 구성 :

  Sec.1 [Introduction] - 비오는 봄 날 나는 그녀에게 주워진다.

  Sec.2 [그녀의 일상] - 그녀에 대해서 나는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녀를 좋아한다.

  Sec.3 [그의 일상] - 여름에는 여자친구인 미미도 생겼지만 그녀를 더 좋아한다.

  Sec.4 [그녀의 외로움] - 가을 무렵에 그녀는 긴 통화를 하고 울었다. 나는 그녀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Sec.5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 겨울이 되고 그녀는 여전히 같은 시간에 나간다. 눈이 오고 나도, 그녀도 이 세상을 좋아한다.

 

2. 왜 저패니메이션인가?

  사실 문화의 구성요소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는 일상적인 것도 있고 특수하거나 특정의 범주에 속하는 것들도 있다. 그중에서도20세기 말 이후의 현재에 이르러 문화전반을 주도하는 것은 대중문화라고 할 것이다. 일상성과 접점을 보이면서도 별개의 영역을고수하는 대중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있지만 현상에 있어서 대중성과 대중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이 영/미권의 문화와일본문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일본문화는 대중문화의 중요한 특성들이 독특한 색채를 발하며 뒤섞여 있다. 그것은 일본이아시아권 특유의 문화와 섬이라는 단절된 지리적 위치에서 갖는 일본 특유의 문화 그리고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적 서구 문물을적극적으로 수용했다는 것 등의 역사적 사실에 기인한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분명한 것은 일본이독특한 문화를 구축하고 있고 그것이 다양한 양상을 통해 전 세계의 문화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중문화에 있어서일본의 문화가 갖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그 일본의 문화의 첨두에 서있는 것이 일본의 애니메이션, 통칭 저패니메이션이 아닌가한다. 저패니메이션이라는 통칭은 일반적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 비디오용 애니메이션(OVA), TV용 시리즈, 출판만화(Comics:단행본과잡지, 동인지 등) 등을 구분없이 포괄하는 데 여기서는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비상업적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높은 평가와대중의 지지를 모두 받은 신카이 마코토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전에도 나름의 작품 활동을 해오던신카이 마코토는 사실상 1인 제작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로 그 역량을 입증하고 이 후 극작용 장편 애니메이션인 ‘별의목소리’(2002년)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2004년)을 발표하였다.

 

3. 이야기에 대한 분석

  과연 이 짧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말하여지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섹션5의 대화 “끝없는 어둠 속을 우리들을 태운 이 세상은계속해서 돌고 있다.”(나-쵸비)와 “나도 그리고 아마 그녀도 이 세상을 좋아한다고 생각해.”(나-쵸비)일 것이다. 그녀의슬픔이나 그녀에 대한 나-쵸비의 감정과는 별개로 세상은 고요하게 돌고 있다. 그러나 나와 그녀는 그런 세상의 고요 속에 벌어지는일상을 사랑함으로써 세상을 둘러싼 끝없는 어둠을 극복하고 사랑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메시지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또 이야기에 등장하는 많은 요소들은 이 메시지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들을 생각해보자.

  우선 이 이야기의 시간적 구성을 살펴보자. 이야기는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시간적으로는 1, 2 섹션은 봄, 3 섹션은여름, 4 섹션은 가을, 5섹션은 겨울의 한 해로 구성되어 있다. 각 계절에 발생하는 사건들을 생각해보자. 봄에는 그녀는 전화를받지 않으려고 나왔다가 나-쵸비를 줍게 되고 나-쵸비는 그녀와 그녀의 일상을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된다. 여름에는 나-쵸비에겐여자친구 미미도 생기고 그녀에 대한 사랑이 깊어진다. 가을에는 그녀가 어떤 슬픈 통화를 하게 되고 괴로워한다. 겨울에는 눈이내리고 나-쵸비와 그녀는 어둠 속에 우리를 태우고 돌아가는 세상을 사랑한다.

계절

섹션


등장인물


사                     건

1


그녀

누군가

나-쵸비


그녀는 누군가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불안).

그녀는 나-쵸비를 줍는다.(만남)

2


그녀

나-쵸비


나-쵸비는 그녀와 그녀의 일상을 좋아한다.

(사랑)

여름

3


나-쵸비

미미


나-쵸비에겐 여자친구 미미가 생겼지만

그녀를 더 좋아한다.(사랑과 갈등)

가을

4


그녀

나-쵸비


그녀는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울게 된다.(불화)

겨울

5


그녀

나-쵸비


나-쵸비와 그녀는 끝없는 어둠 속에 돌아가는

이 세상을 좋아한다.(극복과 화해, 사랑)


  위의 표를 보면 명확하지만 계절의 변화와 사건은 발맞추어 일어난다. 봄은 씨를 뿌리고 싹이 트는 계절이다. 그녀와 누군가 사이의불안한 관계가 드러나고 또 나-쵸비와 그녀의 관계가 형성된다. 생동의 계절인 여름에는 나-쵸비의 그녀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고 또새로운 사랑도 생긴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지만 또한 낙엽의 계절이다. 그녀와 누군가의 관계는 그녀의 울음을 통해 파국을나타내고 반면에 나-쵸비는 그녀의슬픔을 이해하고 또 그녀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확인한다. 죽음 같은 침묵의 계절인 겨울 그러나 또한 새로운 생명에 대한 희망이담긴 재생의 계절에는 나-쵸비와 그녀는 갈등과 이별이라는 끝없는 어둠 속에 돌아가는 이 세상을 받아들이고 그런 세상을 사랑한다는것을 확인한다.

  각 등장인물들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우선 그녀는 단칸방에 생활하는 도시의 젊은 여성이다. 매일 아침 어디론가 출근을한다. 나-쵸비는 태어난 지 얼마 안돼서 버려졌다가 그녀에게 주어진 고양이다. 미미는 나-쵸비의 여자친구로 나와 결혼을 하고싶어 한다. 나-쵸비가 그녀를 좋아하여 미미와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쵸비를 변함없이 좋아한다. 누군가는 모습을드러내지 않지만 그녀가 전화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막상 통화를 하고난 뒤에 울게 한다.

인물

외모

종족

나타나는 성격

그녀

얼굴을 보이지 않는 젊은 여성

인간

도시, 일상, 부드러움

나-쵸비

이질적이고 우스꽝스런 고양이

동물

자연, 조숙, 현명

미미

자연, 귀여움, 응석, 사랑

누군가

전화기를 통한 간접적 제시

인간

기계, 익명


  이러한 인간들의 관계를 살펴보면 ‘인간-인간’, ‘인간-동물’, ‘동물-동물’의 관계가 보인다. 또한 이것은 얼굴과 이름에 대해‘없음-없음’, ‘없음-있음’, ‘있음-있음’의 관계이기도 하다. 이야기에서 가장 중심에 놓인 것은 ‘인간-동물’이며‘없음-있음’인 관계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과 자연이라고 극단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나-쵸비의 이질적이고우스꽝스런 외모, 1인칭 화자 나레이터로서의 역할,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미루어 단순이 고양이라는 이유로 나-쵸비가 자연을의미한다고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보다는 나-쵸비가 이름이 있는 존재, 누군가를 믿고 사랑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적절하리라고 본다. 즉 나-쵸비는 인간 내부의 순수한 감성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녀가 얼굴이 없지만TV의 일기예보, 버리려고 쌓아둔 잡지, 끓는 찻주전자, 두터운 겨울 옷 등으로 나타나는 존재 즉 평화로운 일상의 존재임을생각하면 분명하다. 얼굴 없는 누군가는 얼핏 그녀의 남자 친구일 것도 같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녀는 단 한 번도 반지를낀 일이 없고 그녀의 방에 남자 친구를 연상시키는 소품도 등장하지 않는다. 전화를 받고 싶지 않은 누군가, 전자식 전화기로상징되는 전자적이고 기계적인 무엇,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존재인 것이다. 즉 차갑고 괴로운 도시의 익명성이 일상에 침입하는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얼굴 없는 그녀는 긍정적인 일상성을 전화기로 제시되는 누군가는 부정적인 익명으로서의일상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쵸비와 그녀 그리고 누군가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 방 안이라는 것도 의미를 지닌다. 즉 부정적 익명성이 일상에 침입하고 슬픔을 주는 것과 일상성이 순수한 감성과 만나는 것이 방 안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이 때 방 안은 한 인간의 내면인 동시에 현대 사회 인간들의 정신적 공간인 것이다.

  다시 정리해보자 일상성을 나타내는 그녀는 도시적이고 기계적인 의미를 갖는 부정적 익명성에게 상처를 받지만 순수한 감성을 나타내는나-쵸비라는 고양이와 방 안으로 상징되는 인간의 내면에서 공존함으로 치유를 받는다. 계절이 순환하듯 도시적이고 기계적인 익명성은끝없는 어둠으로 세계를 감싸고 있지만 인간의 일상성은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순수한 감성과 교류하는 속에 그것을포용하여 마치 전차를 타고 가듯이 다음의 계절의 순환으로 나아간다.

* 이하의 글은 귀우혁님께서  http://qewoohyuk.egloos.com/3426261#10253606 에 게재하신 글을 허락하에 게재한 글입니다. 글의 게재를 허락해주신 귀우혁 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