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마당 - 감상/비평
이 감상은 어디까지나 한 독자 개인의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작품의 감상과 해석은 작가의 실제 의도 내지 다른 분들의 감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감상 간에 작품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관심이 가는 작품들은 작품 제목 밑에 제시된 링크를 클릭하셔서 작품을 먼저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25세기 인사법 by 말종메론
http://fangal.org/xe/38751
미완의 25세기 소통법이 이렇게 완성이 되었군요. 작품으로 얻은 좋은 성과 축하드립니다.
말종메론 님의 작품들은 작품 속의 독특한 분위기를 잡아내는 데에 있어 특히 소품들의 활용이 뛰어나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특히 ‘겨울흔, 백지혼’ 이후, ‘이게 뭐게?’ 같은 작품에서 느꼈듯 한층 작품이 세련되어지는 느낌입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25세기 인사법, 정보공유 네트워크 등 특정한 소재나 작품 속 소품들에서 드러나는 개성적인 관찰과 사유가 강점인 것 같군요.
인간을 닮고 싶은 로봇은 결국 인간을 닮아갔고, 인간이 르네상스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찾고 신의 간섭으로부터 멀어져가려는 몸부림을 쳤듯, 이들 역시 자신들의 신으로서의 인간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신을 추방하고 감금하기에 이릅니다.
그 와중,
(로봇은) “누구나 사람이다.”
라는 발언은 인간은 누구나 그 안에 소우주를 품은 신처럼 고귀한 존재라는 것을 드러내는 권리장전과도 같은 것으로 그런 함의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키워드일 수 있겠죠.
한편, 아미의 감정과 행동을 모성애적 사랑으로 읽을 수 있다면, 아미에 대한 솔휘의 순종 역시 어머니를 따르는 유아기 인간의 특성으로 소급될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정보공유 네트워크가 내린 결론이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사실 소설의 감성적 결말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글쓴이께서도 실제 의식을 하셨는지 부연을 통해 나름의 적절한 합리화를 시도하고 계신 듯하군요.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오발 by 위래
http://fangal.org/xe/38752
이 작품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선 작품의 제목이 왜 오발인가 하는 점입니다.
차라리 극 중에서도 사용한 것처럼 미키 스필레인에게 마음 속의 양해를 구하고 “내총이 빠르다” 정도로 하는 편이 더 적절했을 거란 생각도 들어요.
발상 자체는 재밌습니다. 어느 한 쪽도 섣불리 방아쇠를 당길 수 없는 일대일대일의 상황은 진부한 클리셰이지만, 그 딜레마 속에서 허허실실의 묘로 상황을 장악해나가는 전개는 재치와 개성이 있어 좋습니다. 이 발상을 엽편으로 담아내는 것으로도 일정한 완성을 이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작품에서도 좋은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드는군요. 다른 글쟁이들에게도 또한 좋은 영감이 되겠지요.
마술거울 by 쟈리
http://fangal.org/xe/38753
주로 전래 동화와 신화의 변용에 관심이 많으신 쟈리님의 작품답군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코드는 역시 유머로 봐야하겠죠?
난쟁이들을 제압할 수 없자 재개발 지구 지정에 따른 퇴거명령 따위의 수단을 사용하는 왕비의 모습은 어찌 보면 현실을 작품 속에 대입시키는 풍자적 묘미가 있겠고, 또 백설공주의 안드로이드화 같은 기괴한 상상력과, 말마따나 팔이 없어 그저 관조할 수밖에 없는 심술궂은 마술거울을 화자로 배치한 점 등은 작품의 유머를 형성하는데 상당히 유효했던 듯 보입니다.
진득진득한 유머를 제법 즐기며 읽을만한 재미난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인물들이 대체로 이야기 전개에 적절한 역할을 하여 무리를 했다는 느낌은 덜했어도, 분량에 비한다면 인물이 다소 과중하게 등장한 면도 없잖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시체에 대해 일종의 페티시즘을 가진 (시체를 물격화하는 건 너무 비인간적인가요?) 왕자의 경우라면 아무래도 부차적인 역할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 아닌가 싶군요.
‘파란 고양이’, ‘안락의자와 사나이’, ‘황소 개구리’ by 일엽편주
http://fangal.org/xe/38754 (파란 고양이)
http://fangal.org/xe/38755 (안락의자와 사나이)
http://fangal.org/xe/38760 (황소 개구리)
일엽편주 님의 작품들은 엽편에 걸맞게 각 작품들이 적절한 특징을 잘 갖추고 있네요. 현실적이면서도 어느 한 부분을 비틀어 환상적이고 호러틱한 색채를 내고 있습니다.
‘파란고양이’, ‘길가에 놓인 안락의자’, ‘해부된 작은 개구리’ 같은 소품들을 활용하는 한편으로, 도끼 든 교수, 앉을 것을 강요하는 주인, 황소 개구리를 사랑하는 소녀와 같이 다소 비일상적인 일탈성을 통해 독자를 위한 적당한 긴장감을 조성해주고 있습니다.
문장이 좋은 기본을 갖추고 있고 필력이 안정된 느낌이라 효과적으로 각 엽편에 강렬한 인상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다만, 황소개구리의 경우에는 내용 이해와 의미 전달에 있어 독자의 편의를 조금 더 배려해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곱요녀 이야기, 빨래터에서 - 예니체리
http://fangal.org/xe/38756 (일곱 요녀 이야기)
http://fangal.org/xe/38758 (빨래터에서)
일곱 요녀 이야기의 경우 경국지색의 일곱 요녀가 한 자매라는 설정이며, 수호전의 108영웅을 남성우월주의의 상징적인 요괴로 설정한 점이 재밌습니다. 케르베로스라는 소재를 끌어들인 것은 앞서 중국 고대미녀들을 소재로 삼은 베로스 씨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도 싶네요. 주인공인 영에게 강한 적의를 드러내는 것이 꼭 단순한 이유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면 일전에는 ‘니체’는 ‘예리’하다로 자신의 닉네임을 은연중에 작품에 담아두신 일도 있었군요.
어찌되었든 사건 전개와 얘기의 맺음에 다소간 부실함이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무언가 뒷얘기가 있을 것 같은데, 하나의 에피소드로 맺음을 하기에는 역시 완결성이 부족했네요.
‘빨래터에서’는 일기라면 아무래도 부러울 얘기인데, 남녀간의 연애사를 장편소설의 한 장면 같더군요. 적당한 긴장과 기대감이 좋긴 했습니다만, 어찌보면 일종의 연습장이라든가 단상의 정리인 듯도 보이고요.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만에하나 일기라면 아무래도 부러울 얘기겠지요.
비 by 이피
http://fangal.org/xe/38757
문장과 표현의 방식이 괜찮고, 분위기도 잘 묘사해냈습니다. 이 점에서 작품의 가치와 일말의 개성이 어느정도 뒷받침되고 있네요.
그러나 아무래도 이야기 자체는 식상한 감이 있는데, 글이 주로 신경을 쓴 서정적 감성과 분량의 한계, 단선적 구성이 맞물리다보니 몽환적 신비감보다는 전체적으로 밋밋한 느낌이 더욱 강해져버린 것 같습니다.
서정성을 강조하겠대도 좀더 복선적인 구성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고, 일상에 집중하면서 그 속에서 인물의 성찰과 심리를 읽어낼 수 있는 장면들을 포착해냄으로써 각 단면을 낯설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무엇이 정답인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더 고민하시면 기본적인 바탕이 있으니 보다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것도 같아 조금 아쉽네요.
변신자 이야기 by C문자
http://fangal.org/xe/38759
변신자라는 존재하지 않을 존재를 두고 그의 사고며 그가 겪는 상황과 그에 대처하는 행동들을 그럴싸하게, 그리고 어느 정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셨네요. 재밌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평이한 느낌. 늘 하는 얘기지만 엽편은 아무래도 한방 펀치를 날릴 수 있는 강렬한 인상이 관건인 것 같아요.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요.
망상 by 장소삼
http://fangal.org/xe/38761
제게는 너무 난해한 소설이군요.
기본적인 맞춤법의 실수가 많은지라 좀 더 신경을 쓰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맞춤법 실수가 지나치게 잦으면 글의 가독성이 크게 떨어지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