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맥린은 지금껏 연출한 장편이 고작 둘이지만 장르적 감각은 탁월하다. 그의 첫번째 장편 [울프 크릭(Wolf Creek, 2005)]은 비록 반응이 시들했지만 호주 땅의 괴담을 변주하는 솜씨와 신체 훼손의 충격은 눈여겨 볼 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렉 맥린은 두번째 장편 [로그(Rogue, 2007)]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듯싶다. 도심을 벗어나 정글로 들어가는 카메라는 무더운 열기와 들끓는 파리떼의 풍경에만 거의 영화 시간의 오분지 일을 쓰는데 이는 관객을 늪지의 세계로 완전히 몰아넣는다. 그리하여 악어의 습격을 받는 공포의 공간이 또 특별하다. 점점 물이 차오르는 작은 모래섬은 밤이 깊어지면 강물에 빠질 곳이다. 당연히 사람은 복닥거리고 짜증스러운 다툼과 실수가 일어난다. 그리고 공포의 마왕, 악어가 있다. 한정된 공간에 닥치는 거대 악어의 몸뚱이는 달아날 길 없는 야생의 공포를 남기고야 만다. 위로 쳐든 아가리가 여닫힐 때마다 들쭉날쭉한 이빨에 사람 몸뚱이 따위는 우적우적 조각나서 꿀꺽 빨려든다. 그렇게 많이 사람을 죽이면서도 악어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결코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람을 낚아채 꼬르륵 사라지는데 저건 도무지 이승의 생물이 아니라 느껴져 절망의 악취가 코를 찌른다. 그러다 마침내 온전한 몸뚱이가 보였을 때는 그 위용과 기세에 쟞이가 절로 오그라들고 마는 것이다. 괴수영화의 관습법을 파괴하는 혁신적인 영화는 아니지만 적당히 관습에 따르면서 최선의 점수를 땄다고는 이야기할 수 있다. 지하 동굴에서 벌어지는 최후의 사투를 보며 느끼는 아드레날린의 양은 가히 위험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