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들에게 부과되는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 등의 형벌은 모두 형법이 인정한 정당한 처벌이다.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큰 틀은 사실상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남자는 거리에서 스쳐지나간 배터리 대원을 보고 의식과 무의식,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는 몸의 움츠려짐을 느끼고는 크나큰 좌절감에 빠졌다. 잘못과 범죄는 분명히 구별된 문제이고 자신이 소소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그로인해 형법에 의거한 체포 따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자는 알고 있으면서도 반응하는 이 육신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아니 애초에 이 땅 위에 어떠한 형태의 행위가 수많은 형법을 탄생시킨 것인지를 생각해야했다. 검은 정복차림의 대원들에게서 불쾌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남자는 그것이 진정 불쾌한 일임을 깨닫는다. 인간에게 냄새란 하나의 기준이고 그것을 맡을 수 있는 인간의 수가 많지 않은 것은 그들의 거부가 아니라 선천적인 형질인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냄새를 맡는다. 아니 이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행위임으로 느낀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다. 또다시, 그리고 남자는 기묘한 해방감을 맛본다.

 식당에 다다랐을 무렵, 남자의 뇌리에는 문에 대한 치밀한 이질감이 선명하다. 못난 그림솜씨지만 당장에라도 펜을 들고 그려낼 수 있을 정도였다. 숨을 크게 들어 마시고 문을 밀어 낸다. 이제 겨우 문을 열었을 뿐이다. 안은 환했고 이러한 이미지를 예상하지 못한 남자는 눈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직원인지 간수 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은 남자의 동료와 짧은 대화를 나누었고 미리 통보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는지, 간단한 신분확인만으로 그들은 죄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물론 그 친구라는 사람이 온당한 죄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마도 이 세계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남자는 그러한들 그의 사형 집행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있었다.

 복도를 따라 걸었다. 발자국 소리조차 희미해서 숨소리만이 요동치는 거리처럼 느껴졌다. 이 거리를 지나 남자 혼자서 죽음과 직면한 인간을 만나러 가야 한다면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 남자는 그제야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를 처음으로 깨달았다. 짧은 이동을 마치고 나서야 도착한 방 앞. 남자는 동료 뒤에서, 되도록 없는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직원인지 간수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은 동료에게 방안으로 들어갈 것을 말없이 허락했다. 동료는 안내자에게 눈인사를 건네고 지체 없이 방문을 열어 젖혔다. 방은 그냥 평범한 방처럼 보였지만, 그리고 사실 그냥 평범한 방이었지만, 작은 원탁과 접이식 의자가 몇 개나 방 한쪽에 놓여있었고, 그래서 더욱 황량하게 느껴졌다. 점원은 능숙하게 주문을 받는다. 거의 준 단골이 되어버린 남자는 주말 점심마다 찾아와서 별다른 변화가 없는 주문을 매번 늘어놓았지만 사장도, 그 어떤 점원도 남자의 존재를 눈치 채지는 못했던 것이다. 놀라운 직업정신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그들의 눈썰미는 남자를 실망시키기보다는 훨씬 더 평온하게 만들었다.

 “더 필요한 게 있으신 가요?”

 남자가 잠자코 물을 마시자 점원은 크게 인사하고 돌아갔다. 어떤 의식적인 행동이라고 보기는 힘들었지만 그런 부족함 없는 인사성이 인성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남자는 그러한 친절함을 당연하게 느꼈을 뿐이었다. 그 사이에 친구들은 인사를 나누었다. 남자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 의자를 펴고 앉아 그 불안정한 해후를 지켜보았다. 마음속은 걷는 동안 보다는 더 차분해 졌다. 그리고 자신을 이 어색함에서 구원할 구원자가 어디에도 없음을 인정했다. 하늘 위에도 그리고 땅속 깊은 곳에도 그 어디에도 없다.

 사내는 사형수라고 하기에는 믿기 힘든 고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스트 베니니 홀에서 남성 소프라노로 활동하는 것 말고는 다른 인생의 길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내는 사형수가 되었고 오랜 친구의 마지막 방문을 웃는 얼굴로 맞이해야만 하는 기구한 숙명에 휩싸였다. 내가 사형수가 된 것을 나는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사내는 말하고 있다. 또 자신의 죽음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란 사실을 담담히 얘기했다. 동료는 위로의 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대신 이런 말을 꺼냈다. 의도한 말 같지는 않았다.

 “너는 아마 죽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을 거야.”

 남자는 하마터면 코웃음을 칠 뻔 했다. 이 세상에 죽으면 안 되는 사람은 없다. 동료의 의도는 순수했고 ‘지금’이라는 단어가 고의적으로 누락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내는 잠시 동안 말을 잇지 않았다. 키레스 얀네비크가 죽은 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어. 나는 너무 오래 살아있었던 것인지도 몰라. 너하고는 아무런 상관없는 죽음이야. 그 아인 그냥 죽어야 할 시간이 되었을 뿐이야. 하지만. 하지만, 난 이쯤이면 죽을 시간이 된 거야. 시간이란 것은 죽음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돼. 오직 죽음을 구성하는 요인으로만 남아야 하는 거야. 그런 식의 대화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느껴지고, 문은 놀랍게도 큰 소리를 내며 열리고 있었다. 남자는 전에 없던 긴장감으로 문을 주시했다. 지난주 그 문이 열리고 새로운 세상, 이 생활세계에 살아가는 생활인을 보았다. 그것은 충격이나 공포로써 설명되어질 수 없는 독특한 문제였다. 그 생활인은 격렬했고 그것을 참을 수 없었던 남자는 또다시 긴장하고 있었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남자는 다시 한 번 물을 마시고 점심 먹을 채비를 갖췄다. 주말 점심 식사. 이곳에 있는 식당. 어디에도 없는 자신. 어딘가에 있을 동료와 어디론가 떠난 동료의 친구, 사내, 사형수.

 사내는 말을 이었다. 나는 신성국의 시민으로서 성황을 부정하고 신의, 그래, 그 신 말고, 크레아노스가 이 세계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버렸음을 주장했어. 왜 그랬던 거야? 너도 알잖아?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말과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는 걸. 그래, 인간의 의지는 위대해. 근데 그게 무슨 소용이야? 신은 없는데. 나라는 없는데. 생활은 없는데. 인간은 그 어디에도 없잖아? 키레스가 죽었잖아. 죽지 않아야 할 사람이 죽은 거잖아? 아니야, 그 아인 그 정도면 됐어. 그 아이는… 이제 죽었잖아. 죽은 사람은 어쩔 수 없는 거야. 죽을 사람도 어쩔 수 없는 거야. 나는 범죄자야. 흉악범죄를 저지른 살인범이야. 나를 구원하지 마. 나는 구원받기 위해 죽는 것이 아니야. 정당성을 얻고 싶어서 죽는 것도 아니고. 말했지만,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도 죽는 것도 아니야. 나는 살해당할 것이다. 그 누구도 나를 죽이지는 않겠지만 나는 살해당할 것이다. 이것은 내 뜻이니, 아무도 내 것을 가지지는 못할 것이다. 사내는, 이제 사형수가 되어버린 동료의 친구는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친구가 아니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서로를 모르던 그 때처럼 우리는 친구가 아니다. 사내는 가는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남은 생명마저도 스스로 끊어가고 있었다. 무척이나 목이 말랐던 것이다. 남자는 식사를 마치고 물을 마셨다. 따뜻한 옥수수차가 마시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수단이 되어야만 한다.

 이제 어떡하면 되지? 어디로 가면 되지? 그 어느 곳에서도 오지 않았으니 어디로도 가지 않으면 되는 것인가? 식사는 끝났고, 아직 빌릴 책을 정하지는 못했는데. 도서관으로 돌아가 생전 처음 보는 작가의, 아니, 생명의 불꽃에 그슬린 종잇조각을 뒤적여 그곳에서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 생활에 젖어들고 싶을 뿐인데. 그들도 이렇게 살던데? 생활인들도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던데? 사내는 다시 대화가 끊어지자 시선을 친구의 어깨 너머로 보냈다. 동료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쪽은 K야. 그가 데려온 새로운 세대지. 남자와 사내는 앉은 채로 능숙하게 눈인사를 나누었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내가 언제 죽을지, 죽고 나서 어디로 가게 될지 전혀 알 수 없어.”

 신성국은 기본적으로 화장을 하지만 사형수들은 매장한다는 얘기도 있더군. 중요하지 않잖아? 그래, 그렇지. 그런데, 조금 마음에 걸려. 키레스 얀네비크는 어디에? 글쎄. 누구도 모르는 일이 아닐까. 죽은 사람에게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았어. 죽은 사람의 육체겠지. 난 솔직히 가끔씩 그녀를 떠올렸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떠올려. 그건 죽음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 아니라 살아남은 인간들의 이기심 때문이지. 개인주의자를 새로운 존재로 추앙했잖아. 처음으로 두 사람이 마주앉아 웃었다. 처음이었지만 마지막은 아니었을 것이다. 남자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식당은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인지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었다.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값을 치루고 식당을 나선다. 배는 어느 정도 채웠고 이제는 지식을 채우러 가야한다. 비참한 비유가 되어버린 변명이다.

 “아무도 날 구할 수 없었어.”

 오랜 침묵 끝에 사내는 입을 열었다.

 “난 여기 있었어. 누가 보낸 것도 아니고 누구의 목소리도 듣지 못했어.”

 ……

 “나는 그저 여기에 있었어.”

 그는 어떤 철학자처럼 말한다. 그 자신이 원래 철학자였는지도 모른다.

 “목적은 누구나 긍정하는 보편적인 것이어야 한다. 레첼더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몇 번이나 찾아왔어. 그가 항상 비슷한 말만 하기에 나는 그가 세례를 받았다고 믿어야 할 지경이었지.”

 “그래서 그를 죽였어?”

 “더 들어봐. 죽음은 거의 비슷해. 의미는 거의 비슷하지. 내가 그를 죽이는 것이 의미 있었을까? 죽이지 않는 것이 의미 있을까? 그의 말대로라면 뭐든 상관없겠지.”

 “그래서 그를 죽였군.”

 “아니, 그 반대지. 먼저는 그를 구하기 위해 싸웠고, 다음은 나를 위해 싸움을 멈췄지.”

 “세례자들은 나를 포박해 회당으로 끌고 갔지만, 레첼더의 증언 덕분에 곧 풀려났어. 레첼더는 모르겠어, 그대로 끌려가 버렸으니까. 죽었을지도 모르지.”

 “신의 곁으로 돌아갔을까. 레첼더씨는.”

 남자가 도서관으로 돌아갔을 때 입구를 서성이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발견하고 순간 멈칫했다. 진흙덩어리를 온 몸에 처바른 열세 살 어린 아이가 머릿속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고, 하루 벌이로 고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엉망이 된 방안과 울고 있는 네 살배기 꼬맹이의 모습을 보며 허탈해 하는 그 부모의 심정이 전해져 온다. 두려움은 찾을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앞을 지나가고, 열정과 그것과는 무관해 보이는 땀방울이 풍기는 진한 향기를 맡았던 것이다. 단지 그 냄새에 취해, 혼미해지던 정신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쳤을 뿐이다.

 시간은 흐르는 것 같지 않았다. 물론 무엇인가는 흐르고 있었지만 그것을 시간이라 단정 지을 수 없었다. 누구도 신의 품으로 돌아갈 수 없다. 신은 흐르고 있지만 시간은 멈추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진실을 무너뜨리는 것이 사형수들에게 남은 희망인 것이다. 사형수가 된 사내는 그렇게 말을 이었다.

 이것을 끝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확실히 끝이겠지. 존경을 얻기 위해 발버둥 치던 여섯 명은 더 이상 없는 거야. 너에겐 존경심이 아니라 동정심도 들지 않아. 너는 살아있지만 가장 먼저 죽었어야 했어.

 “그래, 어쩌면 나만 죽었어야 했던 걸지도 몰라. 그걸 말하고 싶었던 거 아냐? 하지만 생활세계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 죽어야 될 사람이 죽지 않고, 죽지 않기 위해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죽어가는 거야. 그 기분이 얼마나 더러운지 알아? 이게 세계야. 이게 호수라고.”

 사내는 더 이상 웃지 않고 있었다. 남자의 동료는 친구의 그 모습을 바라보며 억지로 웃으려 하지 않았다. 남자는 잠 많은 남성을 호쾌하게 찍어 누른 무뚝뚝한 여성의 얼굴과 어눌한 말솜씨가 떠올라 갑작스럽게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웃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런 분위기 조성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누군가가 웃어야 한다면 그것은 아직 웃지 않은 한 사람뿐이다.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남아있다. 거칠고 가볍지만 그다지 불쾌한 기분은 아니다. 열람실로 향하는 남자에게 기억을 소용돌이치게 만든 것은 그들의 웃음이다. 그 웃음. 한 명이 웃고 또 한 명이 웃고 남성이 웃고 여성이 웃는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웃음이 이어져 온 것이다. 웃음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고 있다. 웃음과 그 웃음을 이끌어 내는 다른 웃음들이 뒤섞여 생활세계의 질을 충분히 낮춰주었다. 그 점에 대해서 감히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감사했다. 모두가 살아도 웃을 수 있는 메마른 정서를 준 것에 대해서.

 스쳐지나가던 낯익은 사서는 남자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자는 이 젊은 사서의 일상을 조용히 추적해왔다. 그는 양친 밑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큰형은 건설업에 종사하는 삼십대 후반의 건실한 생활인으로 부유한 농장주의 셋째 딸과 결혼해 슬하에 두 명의 딸을 두고 있다. 첫째 누나는 평범한 인간과 결혼해 멀지 않은 곳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서는 첫째 누나와 매형의 모습을 보며 그러한 삶이 이 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적어도 둘째 누나처럼 노처녀란 소리를 들을 때까지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것만이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예컨대 열정의 문제인 것이다.

 어떤 문제든 그것은 이 사서에게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항상 서로를 두둔하며 의지해왔던 둘째 누님이 그를 비난하는데 앞장 선 것은 그가 남쪽에 있는 거대 도서관의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했다는 사실이 가족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다. 이 젊은 사서는 원래 그런 인간이었지만 둘째 누님에게 야망 없는 인간이라는 소리를 들은 것에 대해 약간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점심시간 직후의 도서관은 조용했다. 아직 밖에 있던 학생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대로 돌아가 준다면 그보다 바랄게 없겠지만 이런저런 말을 할 입장은 아니다. 그럴 마음도 없다. 그들은 어차피 자신들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생활을 이어나갈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측은한 마음이 젊은 사서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그에겐 보편이랄 것도 없고 평범이라는 단어를 재사용하기도 귀찮은 가족들이 있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남자는 자신에게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물론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테지만. 자신만 죽었어야했다고 말하는 사내에게 가족의 존재는 상상이나 그 느낌이 전혀 전해져 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외로움과 자신을 철저히 격리한다. 그것은 매우 비겁한 발상이다.

 사서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먼 미래의 일일지는 알 수 없지만 수많은 사서들을 보게 될 것이고, 그들은 더욱더 큰 도서관에서 일하기 위해 맡은 바 직분을 충실히 실행해 나가며,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적당한 이성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사형수에게 그런 희망적인 내일은 있을 수 없다.

 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살인이 일어남과 동시에 상대를 속이고 힐난하고 조롱하고 부정한다. 한쪽에선 너무도 바람직해서 그것이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가는 인간들이 계속해서 양성될 것이다.

 “이제 알겠지? 그러니까 날 그냥 내버려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