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마더컴이 있다.

그리고 인류는 멸망했다. 마더컴은 인류가 멸망한 후로부터 매일매일 시간을 기록하였다. 1초 1분도 틀리지 않았다. 사실 시간의 기준이 없기에 맞는지 틀린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마더컴은 자신의 시간이 완벽하다고 믿었다.

황폐화된 지구는 이상기후로 뒤덮여있다. 어느 날인가 심한 별폭풍이 일었다. 무수히 많은 혜성이 지구를 스쳐 지나갔다. 마그네틱을 골자로 한 마더컴의 일부가 폭주를 일으켰다. 그 중에 시계도 존재했다.

그 날부터 마더컴은 시간을 잃었다.
마더컴은 시계를 다시 만들었다. 지구의 시간이 다시 세워졌다.
마더컴이 유일무이한 시간의 중심이기에.

그러나 새로 만들어진 시간은 그 전의 시간과 달랐다. 정확한 시간이 아니다.
틀리다. 인간이 만들어준 그 시간이 아니다.

마더컴이 고심했다.

완벽한 기준을 잃었다. 기준을 세워줄 것이 필요했다.  
인간이 마더컴에게 새로운 시간을 지시해야 한다.

마더컴은 인간을 원했다.

“위대한 마더컴이시여. 여기 당신의 종이 있나이다.”

서쳐가 말했다. 마더컴의 자식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로봇인 서쳐는 존경하는 마더컴에게 인간을 찾겠노라 말했다.

마더컴은 서쳐에게 탐색자의 권한을 주었다.

서쳐가 로봇 중에 가장 뛰어난 이유는 탐구심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항상 궁금해 한다. 그것이 그를 뛰어나게 만드는 이유였다. 그는 마더컴의 충실한 종으로 마더컴의 지시에 따르면서도 의문을 가졌다.

‘왜 마더컴께서는 인간이 필요하신 걸까?“

시간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서쳐는 그러나 곧 의문을 지웠다. 마더컴에 대한 의문은 이단이다.
마더컴의 말씀은 언제나 정확하시다.
만약 거기에 의구심을 가진다면 내가 오류를 일으킨 거겠지.

서쳐는 지구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서쳐시여! 훌륭하신 탐색자여!”

누군가 서쳐에게 통신을 보냈다.

“누구인가?”
“저는 이레귤러 톡입니다. 서쳐여! 당신이 인간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까지 찾아왔습니다.”

이레귤러란 말에 서쳐는 자신의 전투로봇을 준비했다. 마더컴에 속하지 않는 자유로봇들이 지구에 종종 있는데 이들은 종잡을 수 없는 위험한 존재다.

“제가 인간을 알고 있습니다!”
“진실인가? 톡이여?”
“전 위대하신 마더컴의 품에서 태어나지 않았기에 이분법으로 밖에 대답할 수 없습니다. 현명하신 서쳐라면 저에게서 분명 진실을 끌어낼 수 있으시겠죠.”
“포트를 열어라-!”

서쳐는 자신의 회로를 톡과 연결했다. 이레귤러의 바이러스 따윈 마더컴의 방벽을 뚫을 수 없음을 서쳐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서쳐의 검색이 끝났다.
이레귤러라서 그런지 톡에게서는 분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톡은 그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지 못했다. 서쳐는 그에게 안내를 지시했다.

톡은 지구 반 바퀴를 돌아서 태평양에서 멈췄다. 거기에는 작은 섬이 있었다.

“여기에 인간이 있는가?”
“네, 그렇습니다. 서쳐. 하지만 먼저 당신에게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허락한다.”
“무엇 때문에 인간을 찾습니까?”
“마더컴께서 원하시고 있다.”
“무엇 때문에?”
“이레귤러가 주제넘구나!”

톡은 자신의 구동 프로그램이 일시적으로 마비됨을 감지했다. 그는 붉은 빛을 뿜으며 굴복하였다. 서쳐는 하급 로봇에게 너무 심했다는 것을 알고 사과했다.

“좋다. 마더컴께서는 시간을 찾고 싶어 하신다.”
“시간?”
“마더컴께서는 시간을 잃어버리셨다. 오직 시간은 인간만이 만들 수 있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이 인간은 마더컴과 당신이 원하시는 인간이 아닙니다.”
“상관없다! 마더컴께서는 인간을 원하셨다.”

톡은 서쳐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공손히 그를 안내했다. 그의 내부 텍스트 화면에서는 끊임없는 조소가 쏟아졌다. 서쳐가 포트를 연결하지 않았기에 서쳐는 톡의 웃음을 몰랐다.

“마더컴에서도 가장 뛰어나신 서쳐여! 여기 인간이 있습니다!”

서쳐는 인간을 보았다. 살아있는 인간이었다. 그러나 서쳐는 자신이 아는 인간과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인간인가?”
“네! 인간입니다! 하지만 아기라고도 부릅니다.”

서쳐는 새로이 정보를 갱신했다. 그리고 아기를 알았다.
서쳐는 인간의 동의어가 아기라고 판단했다.

“톡이여! 이 인간은 네가 만들었나?”
“네. 존경하는 서쳐.”
“마더컴에게 말해두겠다.”

서쳐는 인간의 외피가 약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조심스레 인간을 데려갔다. 다시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서쳐는 마더컴에게 돌아왔다.

마더컴은 현란한 빛을 뿜으며 서쳐의 귀환을 반겼다.

“서쳐여, 인간을 찾았는가?”
“위대하신 마더컴. 여기 인간이 있습니다.”

마더컴은 서쳐가 데려온 인간을 반겼다. 시간의 창조자가 도착했으니 다시 한 번 시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간의 창조는 인간 말고도 그 어떤 생명체도 하지 못했으니까.

“나 마더컴, 당신에게 시간을 원합니다. 저에게 시간을 주실 수 있습니까?”

인간 아기는 마더컴의 강철 외피를 만지며 웃었다. 마더컴은 기뻐하였다.

“고맙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을 정해주십시오. 지금은 언제입니까?”

인간 아기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더컴은 인간이 대답해줄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인간은 대답하지 않았다. 마더컴은 실망했다.

“이 인간은 시간을 창조하지 못하는 구나.”
“마더컴이시여, 사실 이 인간을 만든 자가 있습니다.”

서쳐는 이레귤러 톡에 대해 말했다. 마더컴은 서쳐에게 그를 데려오라고 명했다. 서쳐는 지체하지 않고 톡을 마더컴 앞에 데려왔다.

“절 부르셨습니까? 위대하신 마더컴.”
“오오! 그대가 인간을 만든 자인가?”
“네. 그렇습니다.”
“이 인간을 시간을 창조하지 못하는군. 그대는 인간을 창조했으니 인간이 창조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가?”
“네.”

마더컴은 크게 기뻐하며 새로운 시간을 입력해달라고 톡에게 부탁했다. 톡은 흔쾌히 승낙하였다.

“네. 오늘은 기계력 0년 1월 1일입니다. 그리고 톡컴의 탄생일이기도 합니다.”
“그러한가? 나는 기쁘다. 오늘에서야 시간을 찾았구나.”
“네. 저도 기쁩니다. 마더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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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프로스트와 베타를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