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마당 - 단편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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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한 무리의 비둘기들이 살고 있었어. 풍요로운 먹잇감을 많이 먹어서 살찐 몸을 덮은 깃털엔 기름기가 흘렀지. 그 무리 가운데에는 구우구라고 부르는 어린 비둘기 한마리가 끼어있었어. 구우구는 착한 비둘기여서 부모님의 말을 따라 큰 꿈을 가지고 있었지. 그의 꿈은 세상 누구보다도 살찐 비둘기가 되는 것이었어.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나무 위로 껑충 날아오르는 한 비둘기를 만났어. 그의 이름은 구-구-구-우였지. 구우구는 그에게 왜 나무 위로 날아 오르냐고 물어 보았어 그는 언젠가 가장 멋지게 나무 위로 날아올라가는 것이 그의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어. 그 말에 매료된 구우구는 그날부터 자신도 나무 위로 멋지게 날아오르는 꿈을 가지게 되었어. 부모님이 걱정하고 친구들이 비웃었지만 구우구는 꿈을 버리지 않았지. 계속 연습을 거듭해서 그는 결국 어느 누구보다도 멋지게 나무 위로 날아오를 수 있게 되었어. 구-구-구-우는 그런 그를 축하해주었지. 그들은 해가 저물 때까지 계속 나무 위로 날아오르는 일을 반복했어. 마음껏 연습하다가 그들은 잠이 들었지.
다음날, 아침 해가 떴어. 구우구는 뿌듯함에 젖어 나무 위에서 모이를 먹고 있는 비둘기 무리를 바라봤어 그들이 터무니없이 작게 보여서 그는 우월감에 들떠 노래를 불렀지. 그의 부모님은 밑에서 내려와서 모이를 먹으라며 소리쳤어. 그러나 구우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지.
"애야. 넌 너무 살이 빠졌단다."
자신의 아들이 망가져가는 것을 보다 못한 그의 살찐 엄마가 말했어. 그 말에 그는 물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어. 그는 정말로 자신의 살이 많이 빠졌고, 깃털엔 윤기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 그는 덜컥 겁이 났어. 이러다가 혹시라도 죽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야. 그는 적절한 운동과 영양 섭취로 건강한 상태였지만 주위의 비둘기들은 그보다 훨씬 살이 쪄있었지.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더욱 강인한 힘을 가진 그의 모습은 한없이 왜소하게만 보였어. 결국 고민하던 그는 나무 밑으로 내려와 모이를 먹었지.
세월은 놀랍도록 빨리 지나갔어. 비둘기들은 일찍 성인이 되니까 말야. 모이를 먹는 일에 집중하던 구우구는 결국 구-구-구-우와 함께 나뭇가지로 날아오르는 일에 흥미가 없어지고 말았어. 그는 평범한 비둘기가 된 거지. 살찐 몸을 지탱하기 위해 뒤뚱뒤뚱 걷는 훌륭한 비둘기 말이야. 새 비듬을 날리는 그의 멋진 자태에 모든 비둘기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 젊은 구우구를 향해 교미를 원하는 비둘기들도 많았지. 그래서 그는 교미를 많이 하고 알을 많이 낳아 대가족의 가장이 되었어. 일이 잘 된 거지.
그 뒤로 몇 년이 흘렀어. 젊은 구우구도 어느새 늙은 비둘기가 되었지. 침침한 눈을 크게 뜨며 모이를 찾던 구우구는 우연히 어렸을 적에 올라가기를 좋아하던 나무를 바라보게 되었어. 그때나 지금이나 나무는 변함없이 크고 편안해 보였어. 그는 문득 날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어. 그러나 날개를 펼치고 홰를 치던 그는 그가 그곳까지 날아갈 수 없단 걸 알게 됐지.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모이를 찾아 걷느라 날지 않아서 그의 날개는 이미 힘을 잃은 거야. 아쉬움에 나무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는 비둘기 한마리가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어. 구우구는 놀라움에 눈을 떴어. 그것이 그의 오랜 친구인 구-구-구-우였기 때문이야.
"오랜만이야 친구."
그가 말했어.
"자네는 여전히 말랐네, 깃털은 윤기도 나지 않는군. 하지만 자네의 모습은 강하고 아름다워 보이네. 그것은 어째서인가? 자네가 꿈을 잃지 않아서 인가?"
그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늙은 구-구-구-우가 대답했어
"꿈이라고? 얼간이 같은 소리 하지 말게. 나는 늙고 가족도 없어. 하지만 자네는 훌륭한 대가족의 가장이지 않은가? 모이도 공원에서 실컷 먹을 수 있고 말이야."
"하지만. 지금 나는 자네가 몹시 부럽네. 그 때 꿈을 잃지 않았다면 나도 자네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당히 나뭇가지에 올라 있을 텐데."
구우구의 말에 구-구-구-우는 코웃음을 쳤어. 그의 눈에는 구우구야 말로 아름답고 성공한 모습을 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지. 그는 무어라 말을 하려는 옛 친구를 뿌리치고 더 높은 나무로 날아올랐어. 구우구는 쫓아가려 했지만 그의 날개엔 더 이상 힘이 없다는 사실만을 뼈저리게 느꼈을 뿐이었지.
결국 얼마 안가 두 비둘기는 모두 늙어서 죽게 되었어. 죽을 때에 그들은 각자 그들의 친구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고 생각했지. 그러나 죽은 뒤에는 그러한 생각도 소용이 없었어. 그들의 시체를 먹기 위해 박테리아와 쥐들이 몰려들었지. 그들은 물고 뜯으며 싸웠어. 공원의 청소원이 구우구와 구-구-구-우의 시체를 쓰레기통에 담을 때, 이미 그들의 시체는 형편없이 부패한 뒤였다고 해.
그때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신은 구우구와 구-구-구-우의 영혼을 자신의 앞으로 불러들였어.
"너희는 어찌하여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했느냐."
그가 물었어. 그의 말에, 먼저 구우구가 나서서 대답했어.
"진정으로 원하던 일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신은 그의 말에 그를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구-구-구-우는 말도 안된다는 듯이 항변했어.
"하느님. 저 멍청이의 소리는 듣지 마십시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이를 맛있게 먹고 따스한 낮잠을 자는 거라는 것을 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제가 불행한 삶을 살았던 이유는, 나무 위로 날아오르는 쓸데없는 일에 빠져서 인생을 허비했기 때문인 겁니다."
구-구-구-우의 말에 신은 미소를 짓고 말했어.
"너희가 그렇게 원한다면, 다시 기회를 주겠다."
구우구와 구-구-구-우는 감사의 뜻으로 울음소리를 냈어. 신은 그들의 기억을 지운 후 다시 공원의 비둘기로 태어나게 했지. 신의 뜻인지 우연의 일치인지, 그들은 부모로부터 전생과 똑같은 이름을 받았어. 그리고 원하던 삶을 살게 되었지.
먼저 구우구와 구-구-구-우는 전생에서 그러던 것처럼 함께 어울려서 나무 위로 올라가는 것을 즐겼어.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였어. 어릴 때에는 함께 놀았던 그들은 서로 다른 길을 날기 시작했지. 구우구는 나무 위에서 벌레를 먹으며 살아가고, 구-구-구-우는 부모의 말을 듣고 땅으로 내려와 공원에 흩어진 모이를 먹으며 살찐 배를 채우기로 했어. 그렇게 그들은 늙어갔지.
몇 년이 지났어 젊은 구-구-구-우도 늙은 비둘기가 되었지. 침침한 눈을 크게 뜨며 모이를 찾던 늙은 구-구-구-우는 우연히 어렸을 적에 올라가기를 좋아하던 나무를 바라보게 되었어. 그는 홰를 치며 올라가려고 했어. 하지만 자신의 날개가 힘을 잃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뿐 이었지.아쉬움에 나무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는 비둘기 한마리가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어. 구-구-구-우는 놀라움에 눈을 떴어. 그것이 그의 오랜 친구인 구우구였기 때문이야.
"오랜만이야 친구."
그가 말했어
"자네는 여전히 말랐네, 깃털은 윤기도 나지 않는군. 하지만 자네의 모습은 강하고 아름다워 보이네. 그것은 어째서인가? 자네가 꿈을 잃지 않아서 인가?"
그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늙은 구우구가 대답했어
"꿈이라고? 얼간이 같은 소리 하지 말게. 나는 늙고 가족도 없어. 하지만 자네는 훌륭한 대가족의 가장이지 않은가? 모이도 공원에서 실컷 먹을 수 있고 말이야."
"하지만. 지금 나는 자네가 몹시 부럽네. 그 때 꿈을 잃지 않았다면 나도 자네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당히 나뭇가지에 올라 있을 텐데."
구-구-구-우의 말에 구우구는 코웃음을 쳤어. 그의 눈에는 구우구야 말로 아름답고 성공한 모습을 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지. 그는 무어라 말을 하려는 옛 친구를 뿌리치고 더 높은 나무로 날아올랐어. 구-구-구-우는 쫓아가려 했지만 그의 날개엔 더 이상 힘이 없다는 사실만을 뼈저리게 느꼈을 뿐이었지.
얼마가지 않아 그들은 또다시 늙어죽었어. 그들의 시체는 쥐와 박테리아에게 뜯기다가 마지막으로 공원의 청소부의 쓰레받이 안으로 들어가 버렸지. 그들의 영혼은 다시 신에게 불려갔어. 신이 물었지.
"너희는 어찌하여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했느냐."
일이 반복되었어. 다만 그들의 주장은 바뀌어있었지. 전생에서 나무 위로 오르는 일을 하고 살고 싶다던 구우구는 그것에 질린 나머지 다시 모이를 먹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어. 전생에서는 편히 모이를 먹으며 살찌고 싶다던 구-구-구-우는 다음 생에는 나무 위로 올라가고 싶다고 했어.
그들의 말에 신은 크고 슬픈 웃음을 지었어. 그리고 늘 그렇듯이, 그들을 다시 공원 비둘기로 태어나게 했지. 그 뒤로 영겁의 세월이 지났어. 그러나 변한 건 없었지. 구우구와 구-구-구-우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 고리 속을 헤매고 있다고 해.
